2013년 3월 15일 금요일

한 사람과 빠지고 싶을 때는..



한 사람에 빠져들고 싶을 때는 그의 눈을 본다. 나는 어렸을 적부터 우리 엄마가 이야기하는 걸 많이 듣고 자랐다. 그 이야기가 세상 어떤 이야기보다 감동적이고 가슴에 와닿았던 이유는 어머님이 이야기를 가만히 하고 계시다 보면, 눈에 꼭 눈물은 아니지만 눈물이 맺히며 촉촉해지는 것이다. 

그때 나는 우리 엄마지만 내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사람은 참으로 인간다운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. 그때부터 나는 만나는 사람이 좋아지고 궁금해지면 그 사람의 눈을 본다. 말을 할 때 어떤 눈빛으로, 어떤 느낌으로 사물과 세상을 바라보는지 쳐다보게 되었다.

그렇게 보다보면 이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기도 하고 (되었고) 그렇게 보다보면 이 사람과 연인이 되고 싶기도 하고  (또 되었고) 그렇게 보다보면 이 사람은 어떤 사람이구나, 라고 내 나름의 감을 잡기에 이르렀다.

세상에서 가장 빛이 나는 동물인 인간에게서 가장 중요한 신체기관은 어쩌면 눈이 아닐까. 눈알만 뽑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고 오히려 징그럽기까지 하지만 그 눈이 사람에 있을 때 정말로 오묘한 느낌을 준다. 그리고 그 눈이 어떤 상태이냐에 따라서 그 사람이 어떤 상태, 어떤 사람이냐를 결정하는 것 같다. 이를테면 눈은 그 사람을 스캔해준다고나 할까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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